메리로드 Mary Road
사진: 한국관광공사 · 공공누리 제1유형

코스 · 읽는 데 7분

제주 천주교 성지순례 코스 — 성지 7곳과 천주교 제주순례길 6코스

제주 여행 중에 들르기 좋은 천주교 성지 7곳을 정리했어요. 김대건 신부가 닿은 용수 성지, 정난주 마리아의 대정 성지, 묵주기도 호수가 있는 새미 은총의 동산, 추자도 황경한 묘까지. 공식 ‘천주교 제주순례길’ 6코스도 함께 소개해요.

제주 하면 바다와 오름이 먼저 떠오르지만, 섬 곳곳에는 천주교의 오래된 이야기도 남아 있어요.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탄 배가 닿은 포구가 있고, 유배 온 어머니와 바다 건너 섬에 남겨진 아들의 이야기도 있어요.

여행 일정 중에 들르기 좋게 지역별로 나눠 소개할게요.

이 글은 굿뉴스 성지 정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순교자 자료, 천주교 제주교구 순례길 위원회의 ‘천주교 제주순례길’ 안내, 국가유산포털, 제주관광공사 ‘비짓제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가톨릭신문(2022~2024년)·한국일보(2017년)·제민일보(2021년)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어요.

한눈에 보기

지역 성지 이야기
서쪽 한경 용수 성지 1845년 김대건 신부의 배가 닿은 포구
서쪽 한림 새미 은총의 동산 묵주기도 호수와 십자가의 길
남서쪽 대정 대정 성지 정난주 마리아의 묘
제주시 관덕정, 황사평 성지 1901년 신축교안
동쪽 조천 김기량 순교 기념관 제주 출신 복자
추자도 황경한 묘 정난주의 아들

1. 서쪽 — 김대건 신부와 이시돌

용수 성지(성 김대건 신부 제주 표착 기념 성당)제주 제주시 · 물가 · 전망 · 고요한 실내

1845년 상해에서 사제품을 받고 돌아오던 김대건 신부 일행의 작은 배 라파엘호가 표류하다 9월 28일 닿은 포구예요. 배를 고친 일행은 10월 1일 다시 떠나 익산 나바위로 향했어요.

1999년 라파엘호를 복원해 이 포구로 들여왔고, 그날 포구가 성지로 선포됐어요. 2006년 표착 기념관, 2008년 기념 성당이 세워졌어요. 성당 정면은 김대건 신부가 사제품을 받은 상해 김가항 성당을 재현했어요. 관람은 무료이고, 옥상 전망대에서 차귀도가 보여요.

김대건 신부의 삶 전체가 궁금하다면 김대건 신부를 따라가는 성지순례를 함께 읽어 보세요.

새미 은총의 동산제주 제주시 · 숲길·산책 · 고요한 실내

성이시돌 목장으로 잘 알려진 금악리에 있는 기도 동산이에요. 1954년 제주에 온 맥그린치 신부가 황무지를 일궈 목장을 세웠고, 그가 지은 삼위일체 대성당이 2001년 봉헌됐어요.

분화구에 만든 호수 둘레 400여 m를 따라 걸으며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어요. 회양목 한 그루가 묵주알 하나예요. 삼나무 숲길에는 사람 크기의 조각으로 된 십자가의 길 14처가 있어요. 근처 성이시돌 목장은 무료로 둘러볼 수 있어요.

묵주기도가 처음이라면 묵주기도 하는 법을 보고 가세요.

2. 남서쪽 대정 — 정난주 마리아

대정 성지(정난주 마리아 묘)제주 서귀포시 · 고요한 실내

정난주 마리아는 정약용의 맏형 정약현의 딸이자, 1801년 백서 사건으로 순교한 황사영의 부인이에요. 남편이 순교한 뒤 두 살 아들 경한과 함께 제주로 유배됐어요.

유배 길에 정난주는 뱃사공에게 부탁해 아들을 추자도에 내려 두고, 아이가 죽었다고 보고하게 했어요. 정난주는 대정현의 관비로 살며 ‘한양 할머니’로 불렸고, 1838년 세상을 떠났어요. 제주 신자들은 그를 ‘백색 순교자’로 공경해요.

묘역에는 십자가의 길 14처가 있어요. 근처 대정읍의 제주 추사관도 무료로 둘러볼 수 있어요.

3. 바다 건너 추자도 — 황경한

황경한 묘제주 제주시 · 물가 · 전망

어머니가 하추자도 예초리 갯바위에 남겨 둔 아이 황경한은 오씨 성의 어부가 거두어 길렀어요. 1909년 한 선교사가 경한의 손자를 만나면서 이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어요.

예초리 절벽 위에는 ‘눈물의 십자가’가 서 있고, 제주올레 18-1코스가 이곳을 지나요. 추자도는 제주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약 1시간 30분 걸려요. 배 시간은 출발 전에 꼭 확인해 주세요.

4. 제주시 — 신축교안을 기억하는 곳

1901년 제주에서는 천주교 신자와 지역 주민이 크게 부딪힌 사건이 있었어요. 교회는 이를 ‘신축교안’이라 부르고, 지역에서는 ‘이재수의 난’, ‘신축항쟁’이라고도 불러요. 이때 많은 신자가 목숨을 잃었어요.

2003년 제주교구와 지역 기념사업회는 함께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 선언문’을 발표했어요. 굿뉴스 성지 정보에 따르면 교회는 이 선언에서 제주의 전통과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선교였음을 인정했어요. 2021년에는 황사평 묘역에 양측이 함께 ‘화해의 탑’을 세웠어요.

관덕정 순교 터제주 제주시 · 옛 건물·문화유산 · 도심 속 쉼터

1448년에 지어진 관덕정은 비짓제주가 제주에 남은 가장 오래된 건물로 소개하는 국가 보물이에요. 1901년 이 앞 광장에서 많은 신자가 목숨을 잃었어요. 제주목 관아 바로 옆이라 원도심 여행 중에 들르기 좋아요.

황사평 성지제주 제주시 · 고요한 실내 · 숲길·산책

신축교안으로 희생된 신자들이 잠든 묘역이에요. 1903년 매장지로 정해졌고, 지금은 제주교구 신자들의 공동 안장지로도 쓰여요.

5. 동쪽 조천 —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김기량 순교 기념관제주 제주시 · 물가 · 고요한 실내

제주 함덕 출신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는 1857년 바다에서 표류하다 영국 상선에 구조되어 홍콩에서 세례를 받았어요. 1866년 병인박해 때 통영에서 붙잡혀 이듬해 순교했고, 2014년 복자가 됐어요. 주교회의는 그를 ‘제주의 사도’로 소개해요.

2022년 문을 연 기념관에는 경당과 전시관이 있어요. 목요일은 쉬고, 다른 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어요. 근처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이 가까워요.

걸어서 순례하고 싶다면 — 천주교 제주순례길

제주교구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개 코스의 천주교 제주순례길을 만들었어요. 코스 이름은 묵주기도의 신비에서 따왔어요. 거리는 순례길 공식 누리집 기준이에요.

코스 거리 걷는 시간 구간
김대건길 12.6km 약 4시간 고산 성당·용수 성지 → 신창 성당
하논성당길 10.6km 약 3시간 30분 서귀포 성당 한 바퀴
김기량길 9.3km 약 3시간 조천 성당 → 김기량 순교 기념관
정난주길 14.6km 약 5시간 정난주 마리아 묘 → 대정향교 → 모슬포 성당
신축화해길 12.6km 3~4시간 황사평 성지 → 별도봉 → 관덕정 → 중앙 주교좌성당
이시돌길 23.5km 약 7시간 30분 성이시돌센터 → 새미 은총의 동산 → 고산 성당

이렇게 묶어서 다녀오세요

  • 서쪽 하루 — 새미 은총의 동산 → 용수 성지 → 대정 성지. 성이시돌 목장, 차귀도, 추사관과 함께 둘러보기 좋아요.
  • 제주시 반나절 — 관덕정 → 황사평 성지. 원도심의 제주목 관아와 함께 둘러보기 좋아요.
  • 동쪽 반나절 — 김기량 순교 기념관과 함덕해수욕장.
  • 하루 더 있다면 — 추자도 황경한 묘와 눈물의 십자가.

자주 묻는 질문

신자가 아니어도 들어가 볼 수 있나요? 네. 모두 누구나 조용히 둘러볼 수 있어요. 처음 가는 성당 방문 예절을 한 번 읽고 가면 편해요.

순례길은 한 번에 다 걸어야 하나요? 아니에요. 6개 코스가 따로 나뉘어 있어서, 여행 일정에 맞는 코스 하나만 걸어도 좋아요.

추자도는 당일로 다녀올 수 있나요? 제주항에서 배로 약 1시간 30분 걸려요. 떠나기 전에 여객선 운항 시간을 꼭 확인해 주세요.


이 글은 굿뉴스 성지 정보(관덕정·대정·새미·용수·황경한·황사평), 한국천주교주교회의 124위 복자·성지 자료, 천주교 제주순례길 누리집, 국가유산포털, 비짓제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디지털제주문화대전, 가톨릭신문(2022년 4월, 2023년 10월, 2024년 2월), 한국일보(2017년 9월), 제민일보(2021년 5월)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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